본문 바로가기
태국 생활

[간단 태국어] 태국어로 '고수/오이 빼주세요'

by 잡학모아 2022. 11. 4.
반응형

오이 사진고수 사진

 

혼란했던 지난 몇 년의 시국이 지나고 다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작년 연말과 지난 4월을 태국에서 한달씩 지내고 왔는데요. 

 

태국에 거주도 오래하고 이후로도 통역일로, 여행으로 계속 태국을 왕래하다보니 고수를 못 먹는 분들을 많이 보았어요. 저 역시 태국에 살기 시작하고 한 2년 정도는 고수를 먹기는 커녕, 태국공항에 딱 도착하면 느껴지는 고수+안남미 특유의 냄새가 훅 끼치는 것이 부담스럽고  낯설고 심지어 역하게까지 느껴지긴 했습니다. 

 

태국에 살기 시작한 초기에 태국 친구들이 외국 친구를 잘 대접한다며 근방에 가장 유명하다는 똠얌(ต้มยํา)국수집을 데려갔는데 입구, 아니, 가게 근처에 닿기도 전부터 진하게 풍겨오는 고수와 레몬그라스의 향기. 

 

'여기서라도 미안하다 하고 다른 것을 먹자 할까' 고민만 하다가 어찌어찌 끌려 들어갔습니다.

 

결과는요? 참담했죠. ㅎㅎ 한 입을 억지로 우겨 넣었다가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답니다. 미안해 하는 나와 더 미안해하는 태국인 친구들. ^^ 재미있는 추억이에요. 

 

그렇지만 태국에서 살게 된지 2년이 지나고 그때부터는 고수가 없어서 못 먹는 사람이 되어 버렸어요.

 

언젠가 어느 뉴스 기사를 보니 고수를 싫어하는 유전자와 오이를 싫어하는 유전자가 같은 유전자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7번 염색체 중 TAS2R38이라는 유전자 중 한 형태가 보통 사람들보다 쓴 맛에 100배에서 무려 1000배까지 더 강하게 반응하게 만드는데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고수와 오이를 싫어하게 된다. 는 내용

뭐 주변에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고수를 싫어하는 경우가 꽤 보여서 약간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과학적으로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하는 중입니다.

 

아무튼 태국어로 고수 빼주세요/오이 빼주세요 라는 말은 태국 여행을 처음 가는 분들이라면 꼭 알아두고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알려드려요.

 

태국어로 고수 빼주세요 는 'ไม่ใส่ผักชี ' [마이 싸이 팍치+말하는 사람 기준으로 남자는 '크랍' 여자는 '카'를 붙여요] 

 

마이 싸이 팍치 카/마이 싸이 팍치 크랍 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여기에서 ไม่ [마이]는 뒤에 오는 형용사, 동사 등을 부정문으로 만들어주는 단어 ใส่[싸이]는 무엇을 넣다, 옷을 입다 등의 뜻을 가진 단어이고요. ผักชี [팍치]는 무시무시한 고수를 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 싸이 팍치 카/크랍] 하게 되면 고수 넣지 말아주세요. 라는 뜻이 되는 거고요.

 

또, 오이는 태국어로 แตงกวา[땡꽈]라고 하는데요. 그럼 오이 빼주세요, 오이 넣지 말아주세요 는 태국어로 뭐라고 하면 될까요?  ไม่ใส่แตงกวา [마이 싸이 땡꽈] 라고 하면 되겠네요. 

 

이제 [마이 싸이 -]의 뜻을 알았으니 식재료의 이름을 몰라도 최소한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의사표현 정도는 할 수 있겠죠? ㅎㅎㅎ

 

아주아주 정말 못 먹을 정도로 고수를 싫어하는 분이시라면 꼭꼭 외워가면 좋은 오늘의 태국어. 그치만 제 경험상 익숙해지면 없어서 못 먹을 수준이 될수도 있으니 한 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신기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수를 싫어하는 것만큼 외국인 친구들은 깻잎과 간혹 참기름을 너무너무 싫어하더라고요. 깻잎은 이상한 향이 난다고 하고 참기름은 바퀴벌레 냄새(이걸 안다는 게 더 신기...대체 바퀴벌레 냄새가 뭐죠? ㅎㅎ)가 나서 못 먹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그치만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깻잎과 참기름은 냄새라고 안 부르고 향이라고 할 만큼 향긋하고 맛있는 냄새로 생각하는 것처럼 고수도 익숙한 사람들에게 향긋하고 맛있는 향으로 기억이 되기도 한다는 것.

 

신기하기도 하고 또 그만큼 문화는 서로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요.

 

다음 번에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태국어, 태국이야기 들고 찾아올게요~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한 날 되세요!

 

 

 

 

반응형

댓글